상장폐지 기준이 강해졌습니다 — 2026년 7월부터 달라진 것
2026년 9월 2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가 코스피 상장사 범양건영의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회사는 바로 다음 날인 9월 2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상장폐지결정의 효력을 멈춰 달라는 가처분을 냈고, 정리매매를 진행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도 함께 넣었습니다.
이런 소식이 2026년 들어 유난히 자주 들립니다. 기분 탓이 아닙니다. 2026년 7월 1일부터 상장폐지 기준 자체가 한 단계 높아졌습니다.
먼저, 무엇이 달라졌나
시작은 2026년 2월 12일입니다. 이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을 함께 발표했습니다. 이유는 한 문장으로 요약됩니다. “상장은 많고 상장폐지는 적은 구조” 때문에 부실기업이 쌓이고 시장 신뢰가 깎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방안을 실제로 굴러가게 하려면 거래소 상장규정을 고쳐야 합니다. 그 절차가 이렇게 진행됐습니다.
- 2026년 2월 12일 — 금융위·거래소 개혁 방안 발표
- 2026년 4월 — 거래소가 상장규정 개정안을 두 차례 예고하고 의견 수렴 (4월 3~10일, 4월 17~24일)
- 2026년 5월 13일 — 금융위원회 제9차 정례회의에서 개정안 승인
- 2026년 7월 1일 — 시행
즉 지금은 이미 시행이 끝난 단계입니다. 앞으로 논의될 일이 아니라 이미 적용되고 있는 규칙입니다.
네 가지가 한꺼번에 바뀌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똑같이 적용됩니다.
| 요건 | 바뀌기 전 | 2026년 7월 1일부터 |
|---|---|---|
| 시가총액 | 매년 한 번 상향 | 반기마다 상향으로 앞당김 |
| 동전주 | 요건 없음 | 주가 1,000원 미만을 상장폐지 요건으로 신설 |
| 완전자본잠식 | 사업연도 말 기준만 | 반기 기준도 추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
| 공시위반 | 최근 1년 누적 벌점 15점 | 누적 10점으로 하향 + 중대·고의 위반은 1회로도 대상 |
기존에 쌓여 있던 공시 벌점은 3분의 2로 환산해서 적용합니다. 반기 기준 완전자본잠식은 2026년 6월 1일 이후 반기말이 도래하는 회사부터라, 2026년 상반기 반기보고서부터 심사가 이루어집니다.
시가총액 기준은 계단처럼 올라갑니다
가장 많은 회사가 걸리는 것이 시가총액입니다. 원래는 2027년과 2028년에 두 번 올리기로 되어 있던 계획을 2026년 7월과 2027년 1월로 한 해씩 앞당겼습니다.
숫자만 올라간 것이 아니라 판정하는 방법도 바뀌었습니다. 이쪽이 실제로는 더 셉니다.
- 바뀌기 전 — 관리종목이 된 뒤 90거래일 안에 “연속 10거래일 및 누적 30거래일” 기준을 넘기면 살아남았습니다
- 바뀐 뒤 — 90거래일 안에 “연속 45거래일” 기준을 넘겨야 합니다
차이는 이렇습니다. 예전에는 열흘만 내리 버티고 나머지는 띄엄띄엄 채워도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중간에 한 번이라도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45일을 처음부터 다시 세야 합니다. 금융위는 이 변경의 목적을 “일시적 주가 띄우기를 통한 상장폐지 회피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새로 생긴 동전주 요건도 판정 방식이 똑같습니다. 주가 1,000원 미만이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이 되고, 그 뒤 90거래일 동안 연속 45거래일을 1,000원 위에서 버티지 못하면 상장폐지로 갑니다. 주식을 합치거나 감자해서 주가를 억지로 올리는 우회로도 막혔습니다. 최근 1년 안에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한 회사가 동전주 관리종목이 된 뒤 또 하는 것, 그리고 10대 1을 넘는 병합·감자는 그 자체가 즉시 상장폐지 사유입니다.
얼마나 늘어날까
거래소가 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단순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렇습니다.
금년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기업수는 당초 50개 내외에서 약 150개사 내외(100~220여개사)로 증가
코스닥 상장폐지 결정 건수는 2023년 8건, 2024년 20건, 2025년 38건으로 이미 늘어나는 중이었습니다. 거래소는 여기에 더해 부이사장을 단장으로 하는 집중관리단을 꾸리고 2026년 2월부터 2027년 6월까지를 “상장폐지 집중관리기간”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심사 인력도 3개 팀에서 4개 팀 20명으로 늘렸습니다.
코스닥 실질심사에서 회사에 줄 수 있는 최대 개선기간도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줄었습니다. 고칠 시간을 덜 준다는 뜻입니다.
내가 가진 종목은 어디를 봐야 하나
겁을 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종목은 이 선 근처에도 가지 않습니다. 다만 아래 네 가지 중 하나라도 걸린다면 한 번은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확인할 것 | 위험 신호 | 어디서 보나 |
|---|---|---|
| 관리종목 지정 여부 | 지정되어 있다 | 증권사 앱 종목 화면, 거래소 KIND |
| 주가 | 1,000원 아래에서 한 달 가까이 머문다 | 시세 화면 |
| 시가총액 | 코스피 300억·코스닥 200억 언저리 | 종목 정보 화면 |
| 감사의견 | 한정·부적정·의견거절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DART) 감사보고서 |
특히 감사의견은 다른 요건과 무게가 다릅니다. 이번 범양건영이 상장폐지로 직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024사업연도에 이어 2025사업연도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는데, 거래소 규정은 감사의견 문제가 2년 연속 이어지면 이의신청 자체를 받지 않고 즉시 상장폐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관리종목과 상장폐지가 어떻게 다른지, 정리매매 7일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상장폐지와 정리매매 — 마지막 7일 동안 벌어지는 일 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거래가 잠깐 멈추는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 같은 안전장치 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다음 고비는 2027년 1월 1일
시가총액 기준은 아직 한 계단이 남아 있습니다. 2027년 1월 1일 코스피 500억원, 코스닥 300억원으로 다시 올라갑니다. 유가증권시장 매출액 기준도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중이라, 감사보고서 제출일 기준으로 2026년 12월 31일까지는 50억원, 2027년에는 100억원, 2028년에는 200억원을 적용한 뒤 300억원에 도달합니다.
지금 기준을 아슬아슬하게 넘긴 회사라도 2027년 1월에 다시 걸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참고 자료
- 금융위원회 —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 (2026년 2월 12일) — 4대 요건 강화 내용, 집중관리기간 운영, 코스닥 상장폐지 대상 시뮬레이션 수치와 연도별 상장폐지 결정 건수
- 금융위원회 — 상장폐지 개혁방안 시행을 위한 한국거래소 상장규정 개정 승인 (2026년 5월 13일) —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수치와 시행일, 연속 45거래일 판정 방식, 동전주 우회 방지 조치
- 한국거래소 — 유가증권시장 관리종목지정 및 상장폐지 기준 — 요건별 관리종목·상장폐지 기준표, 매출액·시가총액 단계 적용표, 감사의견 2년 연속 시 이의신청 불가 규정
- EBN — 회생절차도 못 막은 ‘상폐’, 범양건영 증시 퇴출 수순 — 상장공시위원회 결정일과 상장폐지 사유 (언론 보도)
- 데이터투자 — 범양건영, 한국거래소 상대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 가처분 신청일과 법원, 신청 취지 (언론 보도)
이 글은 금융위원회 보도자료와 한국거래소의 상장제도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개별 기업의 상장폐지 진행 상황은 언론 보도를 참고했으며,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도와 숫자는 바뀔 수 있으니 실제 적용 전에 원문을 확인하세요.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