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상여금 — 안 주면 못 받나요, 세금은 왜 이렇게 떼나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6년 9월 17일 발표한 조사에서, 추석 상여금을 줄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은 61.0% 였습니다. 전국 5인 이상 기업 601곳에 물은 결과입니다. 열 곳 중 네 곳은 안 준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추석 무렵이면 정반대의 질문 두 개가 같이 올라옵니다. 못 받은 쪽은 회사가 안 줘도 되는지, 받은 쪽은 왜 이렇게 많이 떼였는지를 묻습니다. 둘 다 답이 정해져 있고, 답이 적힌 곳도 정해져 있습니다.
상여금은 안 주면 불법인가요
먼저 알아 둘 것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에는 “상여금을 줘야 한다”는 조문이 없습니다. 최저임금처럼 법이 직접 정해 둔 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신 이렇게 갈립니다. 상여금이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액이 확정되어 있으면 근로의 대가, 즉 임금입니다. 반대로 지급 사유가 불확정이고 일시적으로 주는 것이라면 임금으로 보지 않습니다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54322 판결).
임금 —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가 정한 말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주는 일체의 금품입니다. 이름이 월급이든 수당이든 상여금이든 상관없고, 실제로 어떻게 주어 왔는지로 판단합니다.
경총 조사에서 상여금을 주는 회사의 65.3%가 “정기상여금으로만” 준다고 답했고, 30.8%는 “별도상여금만” 준다고 답했습니다. 이 두 응답의 차이가 방금 본 갈림길과 거의 그대로 겹칩니다.
내 회사는 어느 쪽인지 어떻게 보나요
세 가지를 순서대로 열어 보세요.
| 볼 것 | 무엇이 적혀 있어야 하나 |
|---|---|
| 근로계약서 |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
| 취업규칙 | 임금의 결정·계산·지급 방법, 그리고 상여에 관한 사항 (제93조 제2호·제5호) |
| 단체협약 |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의 상여금 조항 |
특히 취업규칙을 꼭 보세요. 근로기준법 제93조는 상시 10명 이상을 쓰는 사업장이라면 취업규칙을 만들어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신고하라고 하면서, 거기에 “상여”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적으라고 정해 두고 있습니다 (제5호). 즉 10명 이상 회사라면 우리 회사 상여금이 어떤 성격인지가 원래 문서로 있어야 정상입니다.
근로계약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17조 제2항은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을 적은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라고 정하고 있습니다. 받은 적이 없다면 회사에 달라고 하면 됩니다.
여기에 지급 시기와 금액(또는 계산 기준)이 적혀 있으면 임금 쪽입니다. 반대로 “경영 성과에 따라 지급할 수 있다” 처럼 회사 재량으로만 적혀 있으면 반대쪽입니다.
못 받았다면 어디로 가나요
임금인데 안 줬다면 임금체불입니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위반이고, 벌칙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입니다 (제109조 제1항).
- 진정 —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서 온라인으로 내거나, 사업장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 고객지원실에 찾아가서 냅니다. 처리 기간은 접수일부터 25일 이내 (같은 기간 범위에서 1회 연장 가능)
- 기한 — 임금채권은 3년 이 지나면 시효로 사라집니다 (근로기준법 제49조). 기산일은 그 임금의 정기지급일입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면 좋은 것이 있습니다. 제109조 제2항은 반의사불벌을 정하고 있습니다. 근로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명시하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처벌보다 돈을 받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 조항이 협상에서 쓰이는 지점입니다.
해고까지 이어졌다면 기한이 훨씬 짧습니다 —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3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세금은 왜 이렇게 많이 떼였나요
상여금을 받은 달 명세서를 보면 소득세가 평소의 몇 배로 찍혀 있을 때가 있습니다. 회사가 계산을 잘못한 게 아니라, 소득세법 제136조가 정한 순서를 따른 결과입니다.
핵심은 상여금을 한 달에 몰아서 얹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급대상기간의 월수로 나눠 월평균 급여에 더한 다음, 그 금액에 대한 간이세액표 세액을 찾아 다시 월수를 곱합니다. 그리고 그 기간에 이미 뗀 세금을 뺍니다.
지급대상기간 — 그 상여금이 “몇 개월치”인지를 말합니다. 명절 상여금처럼 대상 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면 그 해 1월 1일부터 상여금을 받은 달까지를 기간으로 봅니다. 그 해에 상여금을 두 번째 받는 것이라면 직전에 받은 달의 다음 달부터 셉니다.
간이세액표 — 회사가 매달 얼마를 떼야 하는지를 월급과 부양가족 수별로 정해 둔 표입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별표 2에 들어 있고 매년 바뀌지는 않습니다.
기간이 1년을 넘으면 1년으로 보고, 1개월이 안 되는 끝수는 1개월로 칩니다.
그래서 손해인가요
나눠서 얹는 방식이 오히려 유리한 쪽입니다. 상여금 전액을 그 달 월급에 그대로 더해 버리면 세율 구간이 확 뛰어올라 그 달에 한꺼번에 많이 떼입니다. 월수로 나누면 구간이 덜 튑니다.
그리고 이때 뗀 세금은 확정된 세금이 아닙니다. 간이세액표는 미리 떼어 두는 표일 뿐이고, 최종 계산은 다음 해 연말정산에서 합니다. 상여금 때문에 그 달에 더 뗐다면 연말정산에서 정산됩니다.
국세청은 여기에 선택권도 하나 주고 있습니다. 근로자는 간이세액표 세액의 80% · 100% · 120% 중에서 고를 수 있습니다. 고르지 않으면 100%입니다. 매달 덜 떼고 연말정산에서 돌려받고 싶으면 80%, 반대로 미리 넉넉히 떼어 두고 싶으면 120%를 회사에 신청하면 됩니다.
내 월급과 부양가족 수로 얼마가 떼이는지는 국세청 홈택스의 근로소득 간이세액표에서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4대보험료도 같이 늘어나나요
상여금을 받은 그 달에는 대체로 늘지 않습니다. 이유가 보험마다 조금 다릅니다.
| 보험 | 상여금을 받은 달 | 나중에는 |
|---|---|---|
| 건강보험 | 보수월액이 그대로라 변동 없음 | 보수를 다시 산정해 정산, 초과·부족분을 주고받음 |
| 국민연금 | 기준소득월액이 그대로라 변동 없음 | 전년도 소득에 포함되어 다음 해 7월 기준소득월액에 반영 |
국민연금 기준소득월액은 전년도 소득을 근거로 정해져 그 해 7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적용됩니다. 그래서 상여금은 그 달이 아니라 한 박자 뒤에 보험료로 돌아옵니다.
건강보험은 정산에서 추가로 낼 금액이 그 달 보수월액보험료보다 크면, 회사가 신청해 12회 이내로 나눠 낼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9조). 4월 급여에서 건강보험료가 갑자기 많이 빠져 나가는 일이 생기는 것도 이 정산 때문입니다.
보험료를 계산할 때 쓰는 요율 자체는 2027년까지 7.19%로 동결돼 있습니다. 그 달 보험료가 달라졌다면 요율이 아니라 보수월액이나 정산 때문입니다.
정기상여금을 받는다면 하나 더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통상임금 판단 기준을 11년 만에 바꿨습니다 (2020다247190 임금).
바뀐 핵심은 ‘고정성’ 요건을 뺀 것입니다. 예전에는 “지급일에 재직 중인 사람에게만 준다” 같은 조건이 붙으면, 지급 여부가 미리 확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통상임금에서 빠졌습니다. 이제는 소정근로를 온전히 제공하면 정기적·일률적으로 주기로 정해진 임금이면 조건이 붙어 있어도 통상임금입니다.
통상임금 —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연차수당을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임금입니다. 통상임금이 커지면 같은 시간을 일해도 수당이 늘어납니다.
적용 시점이 중요합니다. 판결은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9. 이후 제공한 연장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 부터 새 기준으로 계산하라고 정했습니다. 그 전에 한 연장근로는 이 사건과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병행사건을 빼고는 종전 기준대로입니다.
재직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을 받고 있다면 그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들어가 연장근로수당 단가가 올라갔을 수 있습니다. 명세서의 시간외수당 단가를 한 번 확인해 볼 만합니다.
참고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 소득세법 제136조 (상여 등에 대한 징수세액) — 세금 계산 순서의 1차 출처. 지급대상기간이 있는 상여와 없는 상여의 계산식, 1년 초과 시 1년으로 보고 1개월 미만 끝수는 1개월로 본다는 규정
- 국세청 — 근로소득 원천징수방법(간이세액표) — 상여 지급 시 원천징수세액 계산식, 간이세액표 세액의 80%·100%·120% 선택 제도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제93조 (취업규칙의 작성·신고) — 상시 10명 이상 사업장의 취업규칙 필수 기재사항에 ’상여’가 들어 있다는 근거 (제5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제17조 (근로조건의 명시) —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을 적은 서면의 교부 의무
- 국가법령정보센터 — 근로기준법 제109조 (벌칙) — 제43조(임금 지급)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제2항의 반의사불벌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임금의 개념 및 판단기준 — 상여금이 임금인지 가르는 기준과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54322 판결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지방고용노동관서 진정 또는 고소 — 진정 제기 방법과 25일 이내 처리 기간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임금의 시효 소멸 — 임금채권 3년 소멸시효와 기산일
- 고용노동부 노동포털 — 진정서(임금체불, 직장 내 괴롭힘, 기타 노동법 위반) — 온라인 진정 접수 창구
- 대법원 — 2024. 12. 19. 선고 전원합의체 판결 요지 — 통상임금 사건(2020다247190)의 고정성 요건 폐기와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9. 이후” 적용 범위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건강보험료 납부 및 정산 — 보수월액보험료 정산 근거(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34조~제39조)와 12회 이내 분할납부
- 국민연금공단 — 연금보험료 — 기준소득월액이 전년도 소득을 근거로 그 해 7월부터 다음 해 6월까지 적용된다는 설명
- 헤럴드경제 — 기업 10곳 중 8곳 추석 ‘4일 쉰다’…상여금 지급은 61%로 줄어 —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 결과 보도
- 파이낸셜뉴스 — 추석 상여 주는 기업 줄었다… 체감경기 ‘냉랭’ — 같은 조사의 기업 규모별·지급 방식별 수치
이 글은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소득세법·근로기준법 조문, 국세청 원천징수 안내,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요지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상여금 지급 비율 61.0%와 지급 방식별 응답(정기상여금 65.3% · 별도상여금 30.8%)은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26년 9월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5인 이상 기업 601곳을 조사해 9월 17일 발표한 것으로, 정부 통계가 아니라 민간 단체의 표본조사 결과입니다. 상여금이 임금에 해당하는지는 회사마다 취업규칙·단체협약·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라 달라지므로 실제 판단은 원문을 확인하거나 고용노동부 상담센터(1350)에 문의하세요. 세금은 간이세액표에 따라 미리 떼는 금액이고 최종 세액은 연말정산에서 정해집니다.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