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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금청구권 신탁 조건과 수수료 — 사망보험금 3억, 매달 250만 원씩 나눠 주는 법


“내가 먼저 떠나면 사망보험금 3억 원이 열 살짜리 아이 앞으로 한 번에 나온다는데, 괜찮을까?”

종신보험이나 정기보험에 가입한 부모라면 한 번쯤 해 보는 걱정입니다. 원래 사망보험금은 보험금을 받을 사람(보험수익자)에게 한꺼번에 지급됩니다. 받는 사람이 어리거나, 나이가 많거나, 돈 관리가 어려우면 큰돈이 금방 사라지거나 엉뚱한 사람 손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걱정을 덜어 주는 제도가 보험금청구권 신탁입니다. 2024년 11월 12일부터 가능해졌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사망보험금을 은행·보험사 같은 신탁회사에 맡겨 두고, 내가 정한 방식대로 가족에게 나눠 주게 하는 제도입니다
  • 일반사망 보험금 3천만 원 이상, 보험계약대출 없음, 계약자 = 피보험자 = 맡기는 사람, 받는 사람은 배우자·직계가족, 이 네 가지를 모두 갖춰야 합니다
  • 3억 원을 매달 250만 원씩 나누면 120개월, 즉 10년 동안 받습니다. KB국민은행 기준 수수료는 10년 동안 대략 540만 원입니다
  • 신탁에 넣어도 상속세는 그대로 계산됩니다. 세금을 줄이는 제도가 아니라 돈이 쓰이는 방식을 정하는 제도입니다

신탁 — 내 재산을 믿을 만한 회사에 맡기고 “이 돈은 이렇게 관리해서 이 사람에게 주세요”라고 약속해 두는 계약입니다. 맡기는 사람을 위탁자, 맡는 회사를 신탁회사(수탁자), 돈을 받는 사람을 수익자라고 부릅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이란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사망보험금을 받을 권리”를 신탁회사에 미리 맡겨 두는 것입니다. 내가 사망하면 신탁회사가 보험사에서 보험금을 받고, 계약 때 정한 대로 가족에게 나눠서 줍니다.

사망보험금 3억 원을 받는 두 가지 방식. 보통 보험은 보험사가 가족에게 3억 원을 한 번에 줍니다. 보험금청구권 신탁은 보험사가 신탁회사에 보험금을 주고, 신탁회사가 가족에게 매달 250만 원씩 10년 동안 나눠 줍니다. 사망보험금 3억 원, 받는 방식 비교 보통 보험 보험사 3억 원 한 번에 가족 보험금청구권 신탁 보험사 신탁회사 가족 신탁회사가 받아 두고 매달 250만 원씩 10년
보통 보험은 보험금이 한 번에 나가지만, 신탁을 걸어 두면 신탁회사가 받아 두었다가 정해진 대로 나눠 줍니다. 250만 원·10년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이 제도로 보험금을 한꺼번에 받지 않고 나눠서 받게 하거나, 주변 사람이 보험금을 가로채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미성년자나 장애인처럼 재산을 관리하기 어려운 유가족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있습니다.

받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보험의 보험수익자를 신탁회사로 바꾸고, 신탁 계약서에 “최종적으로 돈을 받을 가족(신탁 수익자)“과 “주는 방식”을 적어 둡니다.

보험수익자 — 보험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받는 사람입니다. 보통은 배우자나 자녀로 지정하는데, 신탁을 하면 이 자리에 신탁회사가 들어갑니다.

가입 조건 4가지

금융위원회가 정한 조건은 아래 네 가지입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신탁할 수 없습니다.

# 조건 쉽게 말하면
1 3천만 원 이상 일반사망 보장 주계약의 일반사망 보험금이 3천만 원 이상이어야 합니다. 재해사망·질병사망 같은 특약 보험금은 안 됩니다
2 보험계약대출 불가 보험을 담보로 빌린 돈이 있으면 안 됩니다
3 보험계약자 = 피보험자 = 위탁자 내가 보험료를 내고, 내 목숨에 걸린 보험을, 내가 직접 맡겨야 합니다
4 받는 사람은 배우자·직계존비속만 배우자, 부모·조부모, 자녀·손자녀만 됩니다. 형제자매나 조카는 안 됩니다

직계존비속 — 나와 위아래로 바로 이어진 가족입니다. 부모·조부모가 직계존속, 자녀·손자녀가 직계비속입니다.

1번에서 특약이 빠지는 이유는 실제로 나올지 불확실하기 때문입니다. 재해사망 특약은 사고로 사망해야 나오고, 질병사망 특약은 정해진 병으로 사망해야 나옵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렇게 발생 여부가 불확실한 보험금은 신탁 대상에서 뺐습니다. 그래서 사망보험금이 5억 원인 보험이라도 주계약 일반사망이 2천만 원이고 나머지가 특약이라면 신탁할 수 없습니다. 보험증권에서 “주계약 사망보험금” 숫자부터 확인하세요.

3번 때문에 남편이 아내 이름으로 든 보험처럼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보험은 대상이 아닙니다.

나눠 받는 방식 5가지

어떻게 나눠 줄지는 신탁회사마다 고를 수 있는 방식이 정해져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의 보험금청구권 신탁을 예로 들면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방식 이렇게 줍니다 이런 경우에 맞습니다
즉시 전액 지급 받은 보험금을 바로 전부 받는 사람이 돈 관리를 잘할 때
주기별 분할 지급 월·분기·반기·연 중 하나를 골라 나눠서 배우자 생활비
N년 거치 후 분할 지급 몇 년 기다렸다가 나눠서 아이가 성인이 된 뒤부터 생활비
N년 후·특정 시점 전액 지급 정한 날에 남은 돈 전부 아이가 서른 살이 되는 해에 한꺼번에
N년 후·특정 시점 특정 금액 지급 정한 날에 정한 금액 (최대 3회) 대학 입학금, 결혼 자금

예를 들어 사망보험금 3억 원을 매달 250만 원씩 받게 하면 이렇게 계산됩니다.

3억 원 ÷ 250만 원 = 120개월 = 10년

실제로는 남은 돈을 굴려서 생기는 이자가 더해지고 수수료가 빠지므로 기간이 조금 달라집니다. 위 계산은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 계산입니다.

취소 방법

“한 번 맡기면 평생 못 바꾸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상법 제733조는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를 지정하거나 바꿀 권리를 보장합니다. 금융위원회는 신탁회사가 신탁 계약서에 이 권리가 보장된다는 내용을 적어 두도록 했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 마음이 바뀌면 보험수익자를 다시 가족으로 돌려놓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신탁이 유지되는 동안에는 보험계약대출을 받지 말고, 보험료를 빠짐없이 내야 합니다. 대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가입 조건이고, 보험료를 안 내서 보험이 효력을 잃으면 맡겨 둔 보험금 자체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수수료 계산 — 3억 원이면 약 540만 원

신탁은 공짜가 아닙니다. 신탁회사가 보험금을 받아 관리하고 나눠 주는 데 대한 보수(수수료) 가 붙습니다. KB국민은행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수 언제 기준 사망보험금 3억 원이면
기본보수 신탁 계약할 때 사망보험금의 0.3% 90만 원
집행보수 사망 후 보험금을 받을 때 사망보험금의 0.5% 150만 원
신탁보수 나눠 주는 동안 남은 돈(평균잔액)의 연 0.2% 10년 분할이면 약 300만 원
합계 약 540만 원

신탁보수 300만 원은 이렇게 어림한 값입니다. 3억 원을 10년 동안 똑같이 나눠 주면 남은 돈이 3억 원에서 0원으로 줄어들므로, 평균적으로는 그 절반인 1억 5천만 원이 남아 있습니다.

1억 5천만 원 × 0.2% = 연 30만 원
연 30만 원 × 10년 = 약 300만 원

모두 합하면 사망보험금의 약 1.8% 입니다. 보험금이 엉뚱하게 쓰일 걱정을 덜어 주는 값으로 이 비용이 아깝지 않은지 따져 보시면 됩니다. 보수율은 신탁회사마다 다르므로 가입 전에 상품설명서에서 꼭 확인하세요.

알아둘 점 세 가지

1. 상속세는 그대로 붙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는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인 보험의 사망보험금을 상속재산으로 본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신탁에 넣었다고 이 원칙이 바뀌지 않습니다. KB국민은행 상품 안내에도 신탁재산은 상속재산가액에 포함되어 상속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상속세가 실제로 나올지는 집·예금 같은 다른 재산과 합쳐서 공제를 뺀 뒤에 정해집니다. 계산 방법은 서울 아파트 상속세는 얼마? 공제 5억은 어떤 의미? 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피상속인 — 사망해서 재산을 물려주는 사람입니다. 재산을 물려받는 사람은 상속인입니다.

2. 유류분 다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신탁으로 “보험금은 막내에게만”이라고 정해도, 다른 가족의 유류분까지 없앨 수는 없습니다. KB국민은행도 유언대용신탁을 맺더라도 유류분 소송이 생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유류분 — 법이 상속인에게 최소한으로 보장하는 몫입니다. 부모가 재산을 한 자녀에게 몰아줘도, 다른 자녀는 법이 정한 최소 몫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3.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신탁은 예금이 아니라서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되지 않습니다. 은행이 문을 닫으면 예금처럼 1억 원까지 돌려받는 제도가 신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남은 돈을 어디에 굴리는지도 신탁회사와 상품마다 다르니 운용 방법을 가입할 때 확인하세요. 예금자보호가 어디까지인지는 예금자보호 1억 원 — 어디까지, 무엇이 보호되나 를 참고하세요.

이런 집에 추천합니다

이런 집 이렇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집 성인이 될 때까지는 매달 생활비, 대학 입학 때 입학금을 따로 (특정 시점 특정 금액)
장애가 있는 자녀가 있는 집 큰돈을 한 번에 주지 않고 오랫동안 매달 생활비로
나이 든 배우자가 혼자 남는 집 매달 생활비로 나눠 주어 주변 사람의 요구나 사기에 보험금이 한 번에 빠져나가지 않게
자녀가 돈 관리에 서툰 집 몇 년 거치한 뒤 나눠 주거나, 나이를 정해 그때 받게

반대로 이런 경우에는 맞지 않습니다.

  • 주계약 일반사망 보험금이 3천만 원보다 적거나, 보험금 대부분이 특약에서 나오는 보험
  • 앞으로 보험계약대출을 써야 할 가능성이 큰 경우
  • 가족이 보험금을 바로 큰돈으로 써야 하는 경우 (빚 상환, 상속세 납부 등). 이때는 “즉시 전액 지급”과 다를 바 없어 수수료만 듭니다

앞으로 — 치매 대비 신탁까지 넓히는 법안

지금 제도는 내가 사망한 뒤에만 작동합니다. 살아 있는 동안 치매로 판단력이 떨어졌을 때 내 재산을 지켜 주지는 못합니다.

이 부분을 넓히는 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습니다. 이강일 의원이 2026년 9월 8일 대표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안번호 2221172)입니다. 언론에서는 “치매보험금까지 신탁 대상을 넓히는 법안”으로 소개되었습니다. 법안의 제안이유에는 고령층, 치매환자 등을 수익자로 하는 보험금청구권 신탁상품을 제공하는 기반을 정비한다고 적혀 있고, 허용 범위의 구체적인 내용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진행 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2026년 10월 27일 의안정보시스템 기준).

단계 날짜 상태
발의 2026년 9월 8일 완료
정무위원회 회부 2026년 9월 9일 완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상정·축조심사 2026년 9월 15일 완료
소위 의결 → 정무위 의결 → 법사위 → 본회의 — 아직 처리되지 않음

국회를 통과해도 대통령령을 고쳐야 실제 상품이 나올 수 있습니다. 진행 상황은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

항목 내용
무엇 사망보험금을 신탁회사에 맡겨 가족에게 정한 방식대로 나눠 주는 제도 (2024년 11월 12일 시행)
조건 주계약 일반사망 3천만 원 이상 · 보험계약대출 없음 · 계약자 = 피보험자 = 위탁자 · 받는 사람은 배우자·직계존비속
나눠 주는 방식 즉시 전액, 주기별 분할, 거치 후 분할, 특정 시점 전액, 특정 시점 특정 금액 (KB국민은행 기준)
수수료 3억 원·10년 분할이면 약 540만 원, 약 1.8% (KB국민은행 기준 어림값)
알아둘 점 상속세는 그대로 · 유류분 다툼 가능 · 예금자보호 대상 아님
되돌리기 살아 있는 동안 보험수익자 변경 가능 (상법 제733조)

사망보험금을 살아 있을 때 연금처럼 당겨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보험료를 다 낸 종신보험이 있다면 종신보험 연금전환 조건과 금액 을, 가족이 세상을 떠난 뒤 통장이 어떻게 되는지는 사망신고 다음 날 통장이 잠깁니다 를 함께 보세요.

참고 자료

이 글은 금융위원회 보도자료(2024년 11월 11일)와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법 조문,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지급 방식과 수수료는 KB국민은행 상품 안내를 예로 든 것이며, 신탁회사마다 다릅니다. 가입 전에 상품설명서로 확인하세요. (본문 기준일: 2026년 10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