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 3억 집으로 매달 92만 원, 대신 무엇을 내주나
집 한 채는 있는데 매달 쓸 현금이 부족한 상태를 “하우스 푸어”가 아니라 그냥 한국의 60대 평균이라고 불러도 됩니다. 이때 쓰는 제도가 주택연금입니다.
숫자부터 보겠습니다. 70세 부부가 3억 원 주택으로 가입하면 매달 92만 3천 원을 평생 받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2026년 3월 1일 기준 예시입니다.
그런데 이름이 오해를 만듭니다. 주택연금은 연금이 아닙니다.
정체는 대출입니다
법적으로 주택연금은 역모기지론, 즉 집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리는 담보대출입니다. 국민연금처럼 낸 돈을 돌려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역모기지(reverse mortgage) —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돈을 한 번에 빌리고 매달 갚습니다. 역모기지는 반대로 매달 조금씩 빌리고, 죽은 뒤에 집으로 한꺼번에 갚습니다. 살아 있는 동안은 갚지 않습니다.
이 한 문장에서 나머지가 다 따라옵니다.
- 소유권은 그대로 내 이름입니다. 집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 월지급금은 소득이 아니라 빌린 돈입니다. 그래서 국세청이 여기에 세금을 매기지 않습니다.
- 이자가 붙습니다. 그리고 매달 갚지 않으니 잔액에 얹혀서 계속 커집니다.
가입 조건은 두 줄입니다
| 항목 | 기준 |
|---|---|
| 나이 | 부부 중 1명이 55세 이상 |
| 주택가격 | 부부 합산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
| 주택 종류 | 주택법상 주택, 지자체에 신고된 노인복지주택, 주거목적 오피스텔 |
| 거주 | 가입자 또는 배우자가 실제 거주 (주민등록 전입) |
다주택자도 됩니다. 합산 공시가격이 12억 원 이하면 집이 두 채여도 가입할 수 있습니다. 12억 원을 넘는 2주택자는 3년 안에 1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으로 가입이 가능합니다.
55세는 생각보다 이릅니다. 다만 일찍 가입하면 월지급금이 크게 줄어듭니다. 앞으로 지급할 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얼마를 받나
종신지급방식 정액형, 일반주택 기준입니다. 나이는 부부 중 더 어린 사람을 봅니다.
| 나이 | 1억 원 | 3억 원 | 5억 원 | 7억 원 | 10억 원 | 12억 원 |
|---|---|---|---|---|---|---|
| 55세 | 15.6만 | 46.8만 | 78.0만 | 109.2만 | 156.0만 | 187.2만 |
| 60세 | 21.0만 | 63.2만 | 105.3만 | 147.5만 | 210.7만 | 252.8만 |
| 65세 | 25.2만 | 75.8만 | 126.4만 | 177.0만 | 252.9만 | 303.5만 |
| 70세 | 30.7만 | 92.3만 | 153.9만 | 215.5만 | 307.8만 | 341.4만 |
| 75세 | 38.1만 | 114.3만 | 190.6만 | 266.9만 | 366.6만 | 366.6만 |
| 80세 | 48.3만 | 144.9만 | 241.6만 | 338.2만 | 406.0만 | 406.0만 |
표에서 두 가지가 보입니다.
첫째, 5년 늦추면 월지급금이 20~25% 늘어납니다. 3억 원 주택으로 65세에 시작하면 75.8만 원, 70세면 92.3만 원입니다. 매달 16.5만 원 차이입니다.
둘째, 75세·80세 줄의 10억과 12억이 같습니다. 대출한도 상한에 걸려서입니다. 나이가 많고 집이 비싸면 집값이 더 올라도 월지급금은 늘지 않습니다.
여기가 함정입니다 — 가입은 공시가격, 계산은 시세
이 둘을 같은 숫자로 생각하면 예상이 크게 틀어집니다.
| 쓰는 숫자 | |
|---|---|
| 가입 자격(12억 이하인지) | 공시가격 |
| 월지급금 계산 | 시세 (한국부동산원 → KB 시세 → 공시가격 → 감정평가액 순) |
공시가격은 보통 시세의 60~70% 수준입니다. 그래서 시세 16억 원짜리 아파트도 공시가격이 11억이면 가입이 되고, 월지급금은 시세로 계산됩니다. 다만 시세가 12억 원을 넘으면 12억 원으로 잘라서 산정합니다.
반대 방향도 있습니다. 시세보다 공시가격이 높게 잡히는 지역이라면 가입 자격에서 먼저 걸립니다.
비용 — 현금으로 안 내는 대신 잔액이 커집니다
주택연금에서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입니다. 가입자가 매달 현금으로 내는 돈은 없습니다. 대신 전부 대출잔액에 얹힙니다.
| 항목 | 요율 | 처리 |
|---|---|---|
| 초기보증료 | 주택가격의 1.0% | 첫 지급 때 잔액에 가산 |
| 연보증료 | 보증잔액의 연 0.95% (대출상환방식 1.0%) | 매월 잔액에 가산 |
| 이자 | 신규취급액 코픽스 + 0.85% (대출상환방식은 0.1%p 낮음) | 매월 잔액에 가산 |
코픽스(COFIX) — 은행들이 예금·채권으로 돈을 모을 때 실제로 지불한 이자율의 평균입니다. 주택연금은 신규취급액 코픽스를 쓰고 6개월마다 바뀝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몇 달 뒤 여기에 반영됩니다 (기준금리가 내 통장까지 오는 경로).
이자에 이자가 붙습니다. 매달 받은 돈과 그에 붙은 이자·보증료가 잔액에 쌓이고, 다음 달 이자는 커진 잔액에 매겨집니다. 그래서 20년쯤 지나면 갚아야 할 금액이 받은 돈의 합계보다 훨씬 커집니다.
이 지점에서 사람들이 불안해하는데, 그래서 앞의 다이어그램 맨 아래 오른쪽 칸이 있습니다. 잔액이 집값을 넘어가도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습니다. 초과 위험은 공사가 집니다. 보증료 1.0% + 연 0.95%가 그 위험의 값입니다.
자녀에게 무엇이 남나
부부가 모두 사망하면 주택을 처분해 정산합니다.
| 상황 | 결과 |
|---|---|
| 집값 > 받은 돈(+이자·보증료) | 차액이 상속인에게 |
| 집값 < 받은 돈(+이자·보증료) | 상속인에게 청구하지 않습니다 |
상속인에게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3년 안에 직접 상환하거나 임의로 매각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에 정리하지 않으면 저당권방식은 법원 경매로, 신탁방식은 공매로 넘어갑니다.
배우자 승계 — 방식 선택이 여기서 갈립니다
가입자가 먼저 사망하면 배우자가 이어받습니다. 연금 감액 없이 100% 같은 금액을 받습니다. 단 조건이 두 개입니다.
- 가입 시부터 계속 혼인관계에 있던 배우자여야 합니다. 가입 후에 재혼한 배우자는 승계 대상이 아닙니다.
- 사망일로부터 6개월 안에 승계 절차를 마쳐야 합니다.
그리고 담보를 어떻게 잡았느냐가 여기서 큰 차이를 만듭니다.
| 저당권방식 | 신탁방식 | |
|---|---|---|
| 배우자 승계 시 소유권 이전 | 필요 | 불필요 |
| 다른 상속인(자녀) 동의 | 필요 | 불필요 |
| 담보권 변경 절차 | 필요 | 불필요 |
저당권방식은 배우자가 소유권을 전부 취득해야 하고, 그러려면 자녀들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자녀 중 한 명이 동의하지 않으면 남은 배우자의 연금이 끊길 수 있습니다. 신탁방식은 이 문제가 없습니다.
부부만 사는 집이고 자녀와 관계가 복잡할 수 있다면 신탁방식을 검토할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세금은 두 군데서 깎아줍니다
| 항목 | 내용 |
|---|---|
| 재산세 | 담보주택 시가표준액 5억 원 이하는 본세 25% 감면. 5억 원 초과는 5억 원 상당액의 재산세액에서 25% 공제 (1가구 1주택, 2027년 12월 31일까지) |
| 소득공제 | 연금소득이 있는 거주자는 대출이자비용을 연 200만 원 한도로 공제 (소득세법 제51조의4) |
| 저당권 설정 | 등록면허세 감면 (2027년 12월 31일까지) |
소득공제 항목이 이 제도의 성격을 다시 보여줍니다. 월지급금 자체는 과세 대상 연금소득이 아니라 대출금입니다. 그래서 세법은 월지급금에 세금을 매기는 대신, 국민연금 같은 다른 연금소득에서 주택연금 이자를 빼주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공제를 받으려면 확정신고서에 주택담보노후연금 이자비용증명서를 첨부해야 합니다.
집이 싸고 기초연금을 받으면 더 줍니다
우대지급방식이 있습니다. 조건은 두 개를 함께 만족해야 합니다. 부부 중 1명 이상이 기초연금 수급권자이고, 부부 합산 2억 5,000만 원 미만의 1주택만 보유한 경우입니다.
| 주택가격 | 일반형과 비교 |
|---|---|
| 1억 8,000만 원 미만 | 최대 약 25% 더 |
| 1억 8,000만 원 이상 2억 5,000만 원 미만 | 최대 약 20% 더 |
인출한도를 따로 설정하지 않고 평생 매월 연금으로만 받는 방식입니다.
2026년 6월 1일부터 세 가지가 바뀌었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5월 11일에 예고한 개선안이 6월 1일 시행됐습니다. 세 가지 모두 실질적입니다.
1. 저가주택 우대 폭 확대
시가 1억 8,000만 원 미만 주택의 우대 폭이 14.8%에서 20.5%로 올랐습니다. 공사가 든 예시는 77세·주택가격 1억 3,000만 원 가입자입니다.
2. 실거주 의무 예외 확대
기존에는 담보주택에 살지 않으면 지급이 정지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다음이 인정됩니다.
- 입원·요양시설 입소
- 자녀 봉양 목적의 장기 체류
- 노인주거복지시설 거주
- 담보주택 전체 임대 허용
전체 임대가 열린 것이 큽니다. 요양원에 들어가면서 집을 세놓아 월세 + 주택연금을 함께 받는 구조가 가능해졌습니다.
3. 세대이음 주택연금 출시
55세 이상 자녀가 부모의 주택을 상속받으면서, 부모가 받은 돈을 한 번에 갚지 않고 자기 주택연금으로 이어받는 방식입니다. 종전에는 자녀가 집을 지키려면 목돈으로 채무를 상환해야 했습니다.
중도에 그만두면
해지는 됩니다. 그동안 받은 돈에 이자·보증료를 더해 한꺼번에 갚으면 저당권이 풀립니다. 다만 불이익이 있습니다.
| 항목 | 내용 |
|---|---|
| 초기보증료 | 최초 대출실행일부터 3년 이내 해지 시 일부 환급. 이용 일수에 따라 줄어듭니다 |
| 약정 철회 | 30일 이내 철회 또는 사망 시 전액 환급 |
| 재가입 | 해지일부터 3년간 같은 주택으로 재가입 불가 |
| 기타 | 재가입 시 인지세·감정평가 수수료 등이 다시 듭니다 |
3년 재가입 제한이 실질적인 족쇄입니다. “일단 받아보고 아니면 그만두자”가 안 되는 구조입니다.
언제 유리하고 언제 불리한가
| 유리한 쪽 | 불리한 쪽 |
|---|---|
| 집 한 채가 재산의 대부분이다 | 다른 금융자산으로 생활비가 된다 |
| 자녀에게 집을 물려줄 계획이 없다 | 집을 반드시 상속해야 한다 |
| 이사 계획이 없고 그 집에서 계속 살 것이다 | 몇 년 안에 이사나 매도를 생각하고 있다 |
| 나이가 많다 (월지급금이 크다) | 55~60세다 (월지급금이 작고 기간이 길다) |
| 집값이 오를 여지가 크지 않은 지역 | 집값 상승 여지가 큰 지역 |
마지막 줄이 판단의 핵심입니다. 주택연금은 가입 시점의 주택가격으로 월지급금을 고정합니다. 나중에 집값이 두 배가 되어도 월지급금은 그대로입니다. 그 상승분은 정산 때 상속인에게 갈 몫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내가 쓸 현금은 늘지 않습니다.
반대로 집값이 떨어져도 월지급금은 줄지 않습니다. 하락 위험을 넘기고 상승 이익을 포기하는 거래입니다.
이사를 갈 수도 있습니다
이용 중에 이사가 가능합니다. 다만 이사 시점에 기존 주택과 새 주택을 각각 다시 평가합니다. 담보가치가 늘면 월지급금이 늘고, 줄면 줄어듭니다.
다른 연금과 함께 보려면
주택연금은 국민연금·연금저축·IRP를 다 계산한 뒤 마지막에 얹는 층입니다. 55세에 연금을 어떤 순서로 꺼내야 하는지는 55세에 연금 신청서를 쓰기 전에 — 연금 수령 순서와 한도 계산에서 정리했습니다.
참고 자료
- 한국주택금융공사 — 주택연금이란 (가입요건) — 부부 중 1명 55세 이상, 공시가격 12억 원 이하, 다주택 합산 기준과 12억 초과 2주택의 3년 내 처분 조건, 대상 주택 종류(노인복지주택·주거목적 오피스텔 포함), 실거주 요건, 지급방식 정의
- 한국주택금융공사 — 월지급금 예시 — 2026년 3월 1일 기준 종신지급방식 정액형 연령·주택가격별 월지급금 표, “70세·3억 원 주택 월 92만 3천 원”
- 한국주택금융공사 — 자세히 알아보기 — 초기보증료 1.0%·연보증료 0.95%(대출상환방식 1.0%), 적용금리 신규취급액 코픽스 + 가산금리 0.85%(대출상환방식 0.1%p 인하)와 6개월 변동, 이자·보증료가 대출잔액에 가산되고 현금 납부가 없다는 설명, 배우자 승계 조건과 지급정지 사유
- 한국주택금융공사 — 주택연금의 장점 — 배우자 사망 시 감액 없이 100% 지급, 정산 시 초과분 청구 없음·부족분 상속인 귀속, 재산세 25% 감면과 등록면허세 감면(2027.12.31.까지), 이자비용 소득공제 연 200만 원
- 한국주택금융공사 — 가입고객 사망 후 절차 안내 — 배우자 승계는 사망일부터 6개월 이내, 저당권방식은 소유권 이전과 상속인 동의 필요·신탁방식은 불필요, 상속인의 3년 내 임의매각·직접상환, 경매(저당권)와 공매(신탁) 절차
- 한국주택금융공사 — 주택연금, 6월 1일부터 더 든든하고 더 편리해집니다 (2026.5.11.) — 1.8억 원 미만 저가주택 우대 폭 14.8% → 20.5%, 실거주 의무 예외(입원·요양·자녀 봉양·노인주거복지시설)와 담보주택 전체 임대 허용, 세대이음 주택연금 출시
- 한국주택금융공사 — 가입 후 3년 이내 해지 시 초기보증료 일부 환급 — 3년 이내 해지 시 이용 일수에 따른 일부 환급, 30일 이내 철회·사망 시 전액 환급, 3년간 동일주택 재가입 제한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주택연금 세제혜택 등 — 재산세 감면 25%(시가표준액 5억 원 이하)와 5억 초과 시 공제 방식, 이자비용공제 연 200만 원 한도와 소득세법 제51조의4, 주택담보노후연금이자비용증명서 첨부 의무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주택연금 가입비용 — 초기보증료 2% 범위 내 1.0% 적용, 연보증료 2% 범위 내 0.95% 적용, 법무사 비용·인지세·감정평가 수수료 등 실비 예시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 주택연금 지급금액 — 월지급금은 「주택담보노후연금보증모형 운영지침」으로 계산, 주택가격 적용 순서(한국부동산원 시세 → KB 시세 → 공시가격 → 감정평가액), 시세 12억 원 초과 시 12억 원 기준 산정, 부부 중 연소자 90세 초과 시 90세 적용
- 정책브리핑 — 주택연금 가입 공시가 상한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확대 (2023.7.3.) — 공시가격 9억 → 12억 원 확대가 2023년 10월 시행된 경위와 약 14만 가구 신규 가입 가능 추정. 금융위가 3년마다 주택가격 요건의 적정성을 재검토합니다
이 글은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보도자료와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월지급금 표는 공사의 2026년 3월 1일 기준 예시이며, 실제 금액은 가입신청일의 운영지침과 담보주택 평가액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대지급방식의 “최대 약 20~25%“는 주택가격·연령에 따라 폭이 다릅니다. 적용금리는 코픽스가 6개월마다 바뀌므로 가입 후에도 변동합니다. 월지급금이 과세 대상 소득이 아니라는 서술은 세법이 이 돈을 대출금으로 다루고 이자비용만 공제 항목으로 두고 있다는 구조에서 정리한 것이며, 건강보험료 등 개별 제도의 소득·재산 산정은 그 제도의 기준을 따릅니다. 내 조건의 정확한 월지급금은 공사 예상연금조회 또는 고객센터(☎1688-8114)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