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변동성완화장치) — 내 종목이 2분간 멈춘 이유
주식 앱에 이런 문구가 뜹니다.
“VI 발동 — 정적VI”
주문을 넣었는데 체결이 안 됩니다. 호가창은 열려 있는데 거래가 안 붙습니다. 몇 번을 눌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장이 아닙니다. 2분입니다. 규정에 그렇게 정해져 있습니다.
VI는 개인 투자자가 살면서 가장 자주 만나는 시장 안전장치입니다. 서킷브레이커는 평생 몇 번 볼까 말까 하지만, VI는 활발한 종목이라면 하루에도 여러 번 걸립니다. 그래서 이 장치만큼은 정확히 알아 두면 손해 볼 일이 없습니다.
VI가 하는 일은 “멈춤”이 아니라 “방식 바꾸기”입니다
먼저 오해 하나를 풀어야 합니다. VI가 걸려도 거래가 정지된 게 아닙니다.
평소 우리가 겪는 방식은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조건이 맞는 반대편 주문과 짝지어 체결되는 것입니다. VI가 걸리면 이 방식이 2분 동안만 바뀝니다. 주문은 계속 받되, 2분 동안 모았다가 마지막에 하나의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합니다.
접속매매 — 주문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체결되는 평소의 방식입니다. 가격이 실시간으로 계속 움직입니다.
단일가매매 — 일정 시간 주문을 모았다가, 가장 많은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하나의 가격으로 한꺼번에 체결하는 방식입니다. 장 시작가와 종가를 정할 때도 이 방식을 씁니다.
거래소가 밝힌 취지도 그것입니다. 주문 실수나 수급 불균형으로 주가가 갑자기 튈 때 “짧은 냉각기간을 줘서 시장참가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만든 장치입니다.
두 종류가 있고, 잡는 대상이 다릅니다
거래소의 설명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동적 VI — 특정 호가에 의한 순간적인 수급 불균형이나 주문 착오 등으로 야기되는 일시적 변동성을 완화
- 정적 VI — 특정 단일호가 또는 여러 호가로 야기되는 누적적이고 보다 장기간의 가격 변동을 완화
몇 퍼센트에서 걸리나
여기서 많이 헷갈립니다. 종목에 따라 다르고, 시간대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동적 VI
| 종목 | 접속매매 시간 (09:00~15:20) | 종가 단일가 시간 (15:20~15:30) | 시간외 단일가 (16:00~18:00) |
|---|---|---|---|
| 코스피200 구성종목 | 3% | 2% | 3% |
| 유가증권 일반종목 · 코스닥종목 | 6% | 4% | 6% |
종가를 정하는 시간에 기준이 더 빡빡해집니다. 하루의 마지막 가격은 다음 날 기준가격이 되고 각종 지수·평가에 쓰이므로, 그 시간의 장난을 더 촘촘히 걸러 내는 것입니다.
예외가 하나 더 있습니다. 주식 선물·옵션의 최종거래일에는 그 기초자산이 되는 주식에 대해 종가 단일가 시간의 발동률이 1% 까지 내려갑니다. 만기일에 종가를 흔들어 파생상품 손익을 바꾸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ETF·ETN은 무엇을 따라가느냐로 갈립니다. 코스피200·코스피100·코스피50·KRX100, 채권 지수, 그리고 기초자산을 1배 이하로 따라가는(인버스 포함) 상품은 3%, 레버리지처럼 그 밖의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은 6% 입니다.
정적 VI
정적 VI는 단순합니다. 주식·ETF·ETN·DR·수익증권 모두 10% 입니다. 종목 구분도, 시간대 구분도 없습니다.
“몇 % 하락”인지가 아니라 “무엇 대비 몇 %“인지가 중요합니다
VI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입니다. 전일 종가 대비가 아닙니다.
| 무엇과 비교하나 | |
|---|---|
| 동적 VI | 호가를 낸 바로 직전의 체결가격 |
| 정적 VI | 호가를 낸 직전의 단일가격. 시가가 정해지기 전이면 그날의 기준가격(보통 전일 종가), 시가가 정해진 뒤면 직전 단일가 |
참조가격 — VI 발동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으로 삼는 가격입니다. 발동가격은
참조가격 ± (참조가격 × 발동가격률)로 계산합니다.
이 차이 때문에 이런 일이 생깁니다. 어떤 종목이 이미 전일 대비 20% 올라 있어도, 그 상태에서 조용히 횡보하면 VI가 안 걸립니다. 반대로 전일 대비 겨우 2% 오른 종목이라도, 직전 체결가에서 한 번에 6%가 튀면 동적 VI가 걸립니다.
VI는 “얼마나 올랐나”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움직였나”를 보는 장치입니다.
2분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나
| 상황 | VI 발동 시 조치 |
|---|---|
| 평소처럼 접속매매 중이었다면 | 단일가매매로 전환 — 2분간 주문을 모았다가 한 번에 체결 |
| 이미 단일가매매 중이었다면 (시가·종가·시간외) | 그 단일가 시간을 2분 연장 |
주문 접수 자체는 막히지 않습니다. 서킷브레이커처럼 “새 주문 불가”가 되는 게 아니라, 체결 시점만 2분 뒤로 미뤄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확히 2분이 아닙니다.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예방을 위해 모든 단일가매매를 마감 시점으로부터 30초 이내의 임의 시각에 종료합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2분 + 최대 30초입니다. 마지막 순간에 주문을 밀어 넣어 가격을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입니다.
하루 발동 횟수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서킷브레이커가 단계별 1일 1회인 것과 다릅니다. 크게 출렁이는 종목은 하루에 열 번도 걸립니다.
발동·해제 사실은 거래소가 즉시 공표합니다. 종목명, 변경·해제 시점, 변경 내용이 함께 나갑니다. 앱에 뜨는 그 문구가 이 공표입니다.
VI가 아예 걸리지 않는 경우
규정에 적용 배제 항목이 따로 있습니다. 실전에서 의미 있는 것만 추리면 이렇습니다.
| 경우 | 왜 |
|---|---|
| 신규상장 종목의 상장일 당일 | 첫날은 균형가격을 빨리 찾도록 열어 둠 (코스닥 상장사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 오는 경우는 제외) |
| 정리매매종목 | 상장폐지 직전이라 가격제한폭 자체가 없음 |
| 단기과열종목 · 이상급등 단일가매매종목 · 투자유의종목 | 이미 30분 단위 단일가매매로 묶여 있음 |
| 저유동성·종류주식 단일가매매 종목 | 이미 단일가로 거래 중 |
| 서킷브레이커 등으로 멈췄다가 당일 재개할 때의 단일가 | 재개 단일가에는 VI를 얹지 않음 |
| VI로 정해진 첫 가격이 또 VI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 | 연속 발동 방지 |
| 직전 가격 1,000원 미만 종목에서 잠정 체결가가 3호가가격단위 이내인 경우 | 저가주는 한 칸만 움직여도 % 가 크게 나옴 |
첫 줄이 실전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공모주 상장 첫날 가격이 무섭게 출렁이는 데는 이 이유가 있습니다. 그날만큼은 브레이크가 꺼져 있습니다 (공모주 균등배정으로 받은 주식을 첫날 파실 계획이라면 알아 두셔야 합니다).
마지막 줄도 알아 둘 만합니다. 500원짜리 주식은 한 호가만 움직여도 1% 씩 뜁니다. 그런 종목이 종일 VI에 걸려 있으면 거래가 안 되므로 예외를 둔 것입니다.
VI가 걸렸을 때 실제로 할 일
첫째, 2분 기다립니다. 취소하고 다시 넣어도 결과는 같습니다. 어차피 같은 단일가로 체결됩니다.
둘째, 호가창의 예상 체결가를 봅니다. 단일가 시간에는 지금까지 모인 주문으로 계산한 예상 가격이 표시됩니다. 이게 내가 원하던 가격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면, 2분이 끝나기 전에 주문을 조정할 시간이 있습니다.
셋째, 시장가 주문은 다시 생각합니다. 단일가매매에서 시장가 주문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가격에 체결됩니다. 값이 크게 튄 직후라 특히 위험합니다.
넷째, 하루에 반복해서 VI가 걸리는 종목은 그 자체가 신호입니다. 정상적인 수급으로 움직이는 종목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세 장치의 위치
| VI | 사이드카 | 서킷브레이커 | |
|---|---|---|---|
| 무엇을 보나 | 개별 종목의 가격 | 코스피200 선물 가격 | 코스피 지수 |
| 무엇이 멈추나 | 그 종목의 체결 방식 | 프로그램매매 주문 | 시장 전체 |
| 얼마나 | 2분 (+최대 30초) | 5분 | 20분 (+재개 후 10분) 또는 당일 종결 |
| 하루 횟수 | 제한 없음 | 1회 | 단계별 1회 |
| 방향 | 상승·하락 양쪽 | 상승·하락 양쪽 | 하락만 |
세 장치가 겹치면 강한 쪽이 이깁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면 이미 걸려 있던 VI는 취소되고, VI 단일가매매가 진행 중일 때는 새 VI를 다시 걸지 않습니다.
전체 지도는 주식시장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정리
- VI는 거래를 막는 게 아니라 2분간 단일가매매로 체결 방식을 바꾸는 장치입니다. 주문은 계속 넣을 수 있습니다.
- 동적 VI는 직전 체결가 대비 코스피200 종목 3% · 그 밖의 종목 6%, 정적 VI는 직전 단일가 대비 모든 종목 10% 입니다.
- 종가 단일가 시간(15:20~15:30)에는 동적 기준이 2% · 4% 로 강해지고, 주식 파생상품 최종거래일의 기초자산은 1% 까지 내려갑니다.
- 기준은 전일 종가가 아니라 직전 가격입니다. VI는 “얼마나 올랐나”가 아니라 “얼마나 빨리 움직였나”를 봅니다.
- 실제 정지 시간은 2분 + 최대 30초이고, 하루 발동 횟수 제한은 없습니다.
- 신규상장 첫날에는 VI가 걸리지 않습니다. 공모주 첫날 변동성이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참고 자료
- 한국거래소 — 종목별 변동성완화장치 — 동적·정적 VI의 정의와 취지(“2분의 단일가매매” 냉각기간), 참조가격 정의, 종목군·시간대별 발동가격률 표, 하루 발동 횟수 무제한, 서킷브레이커 발동 시 기존 VI 취소
- 한국거래소 법무포털 —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 제26조의2(종목별 매매계약체결방법 등의 변경)의 동적·정적 VI 근거 조문. 첫 화면 “KRX규정”에서 규정 이름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 한국거래소 법무포털 —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 제41조의2의 발동률(코스피200 3% · 그 밖 6%, 종가단일가 2% · 4%, 파생상품 최종거래일 기초자산 1%, 정적 VI 10%), 적용 배제 7개 항목, 제41조의3의 즉시 공표 의무
- 한국거래소 — 단일가매매시 체결방법 — 모든 단일가매매가 마감 시점으로부터 30초 이내 임의 시각에 종료된다는 규정, 가격·시간 우선원칙 적용 방식
- 한국거래소 — 매매거래제도일반 (가격제한폭 제도 탭) — 정리매매종목에 가격제한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
이 글은 한국거래소가 공시한 매매거래제도 안내와 법무포털의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및 같은 규정 시행세칙(2026년 8월 19일 시행)을 바탕으로 정리한 교육용 글이며,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발동률과 적용 배제 항목은 규정 개정으로 바뀔 수 있고, 코스닥시장은 코스닥시장 업무규정에 따로 규정돼 있습니다. 본문의 발동률 표는 유가증권시장 기준이며, 실제 내 종목의 적용 기준은 거래 증권사의 안내로 확인하세요. (본문 기준일: 2026년 9월 8일)